2025년 현재, 전 세계 ICT 산업은 6G를 향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은 이미 6G 표준화 및 상용화를 위한 기술 확보 전쟁에 돌입했고,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6G R&D 로드맵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흐름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바로, 5G 인프라가 아직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5G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LTE보다 조금 빠른 통신망"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본 글에서는 6G의 미래를 논의하기에 앞서, 5G 인프라가 어디까지 왔는지, 어떤 문제들이 남아 있는지, 그리고 6G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는지를 면밀히 짚어보고자 합니다.

1. 5G 상용화 6년차, 실태는 얼마나 진전됐는가?
1-1. 형식적 커버리지와 체감 품질의 괴리
2025년 기준으로 정부는 전국 5G 커버리지가 95% 이상 도달했다고 발표합니다. 그러나 이는 기지국 기준의 이론적 커버리지에 가까우며, 실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품질은 여전히 미흡합니다.
- 건물 내 수신 불량, 지하철·실내망 음영지역
-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은 여전히 LTE 사용률이 60% 이상
- 5G망에서 LTE로 자동 전환되는 상황 빈번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조차 5G 체감 속도가 LTE보다 나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4%에 그쳤습니다.
1-2. SA 방식 전환 지연
5G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 NSA : LTE 인프라에 5G를 얹은 과도기형
- SA : 완전한 5G 코어망 기반의 ‘진짜 5G’
현재 통신 3사는 여전히 NSA 방식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SA망은 일부 수도권 대기업 고객이나 B2B 서비스에서만 부분 제공 중입니다.
NSA는 지연시간, 속도, 자율 네트워킹 등에서 한계가 뚜렷하여 AI, 자율주행, 원격수술 등 핵심 미래 서비스와는 부적합한 구조입니다.
1-3. 고주파수 대역 활용 실패
초기 5G 상용화의 상징이었던 28GHz 대역은 기지국 구축비용과 단말기 미보급 문제로 사실상 실패로 평가받습니다. 통신 3사는 28GHz 망 구축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정부로부터 2023년 전파 할당 취소 조치를 받았습니다.
결국 현재 대부분의 5G는 3.5GHz 중저대역 기반으로 돌아가며, 이는 기대했던 5G 성능 대비 절반 수준의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2. 6G가 그리는 미래, 그리고 5G 인프라의 현재
2-1. 6G 기술 로드맵과 특징
6G는 기존 세대와 차원이 다른 기술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 최대 전송 속도: 1Tbps (현재 5G의 50~100배)
- 지연 시간: 0.1ms 이하
- 지상·위성·공중 플랫폼 연계 네트워크 (6G-X)
- 초정밀 위치 인식 (1cm 단위), AI 기반 네트워크 최적화
- 지능형 반응형 통신 (스스로 자가 보완 및 재구성)
이런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초 인프라가 이미 정교하고 고도화돼 있어야 합니다. 즉, 5G가 실패하면 6G도 출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2-2. 5G 인프라 완성도와 6G 연동성
6G는 SA 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기존 LTE 및 NSA 망과의 호환성은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이는 지금이라도 SA 망 전환을 서둘러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MEC,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5G에서 준비된 신기술들이 완전히 구현되지 않으면 6G 환경에서 지연시간과 서비스 품질이 확보될 수 없습니다.
즉, 지금은 6G 준비보다도 5G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3. 한국의 5G,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3-1. 정부 정책의 방향 재정립
정부는 초기 5G 정책을 “세계 최초 상용화”에 집중하면서 품질·실효성보다는 상징성과 기술 주도권 확보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실질적 품질 중심 정책 전환이 필요합니다.
- SA 망 전환 로드맵의 강제화
- 통신사 투자 유도 위한 세액공제 확대
- 중소기업·지방 인프라에 대한 보조금 지원
3-2. 통신 3사의 책임 있는 투자
KT, SKT, LGU+는 초기에는 막대한 광고 비용과 마케팅에 집중했지만, 실제 망 구축과 품질 개선에는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지역에는 기지국 배치를 미루거나 최소화했고, 결과적으로 지방과 수도권의 서비스 격차가 더욱 확대됐습니다.
이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합니다.
- 망 투자 공시제 강화
- 품질 기준 미달 시 과징금 부과
- 정부 협력 기반 공동망 구축 확대
3-3. 소비자 중심의 정보 제공 및 선택권 확대
현재는 통신사 주도 정보만 제공되고 있어, 소비자는 실제 품질을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다음과 같은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 5G 품질 지도
- 망별 커버리지 비교 시스템
- 이용자 체험 기반 서비스 평가 플랫폼
6G는 새로운 미래를 열 기술이지만, 그 기초는 반드시 완성도 높은 5G 인프라 위에서만 구축될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한국의 5G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여전히 미완성 상태이며, NSA 중심 구조, 기지국 밀도 부족, 소비자 체감 품질 저조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6G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5G 인프라에 대한 실질적인 재점검과 고도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투자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실효성,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품질과 신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