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우주탐사 3탄입니다.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우주의 언어
우주는 끝없이 넓고 조용합니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는 수많은 신호가 존재합니다.
별이 폭발하는 소리, 행성이 자기장을 통과할 때의 미세한 파동, 그리고 어쩌면 다른 지적 생명체가 보내는 메시지일지도 모를 전파들이 그 안에 섞여 있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이 신호들을 해석하려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너무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전파망원경이 우주 곳곳에서 신호를 수집합니다.
그 양은 인간이 평생 분석해도 끝내지 못할 정도로 방대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존재가 바로 AI(인공지능) 입니다.
AI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신호 패턴 속에서
미세한 이상 징후를 찾아내고, ‘자연적 현상’과 ‘지능적 신호’를 구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제 외계 생명체 탐색(SETI) 의 주인공은 더 이상 천문학자만이 아닙니다.
AI가 함께 우주의 언어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속에서 신호를 듣는 AI의 귀
(1) 인간이 놓친 패턴, AI는 본다
AI는 ‘관찰자’가 아니라 ‘해석자’입니다.
예전에는 전파망원경이 포착한 신호 중 인간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일부만 골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잠재적 생명 신호가 놓쳤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023년, UC 버클리의 SETI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과거 15년간의 전파 데이터를 재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인간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8개의 비정상적 신호를 새로 찾아냈습니다.
이 신호들은 단순한 자연 현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칙적인 주기와 비자연적 진폭 변화를 보였습니다.
물론, 이것이 외계 문명의 증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I가 새로운 탐색 방법을 열었다는 점입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인간의 ‘직관’이 아닌 ‘패턴 인식’을 통해 가능성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2) 머신러닝이 ‘우주의 패턴’을 배우는 법
AI는 단순히 신호를 필터링하는 수준을 넘어, ‘자연적 신호의 구조’를 학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블랙홀 주변의 전파 노이즈나 펄서의 주기적 신호, 혹은 은하 간 가스 흐름에서 발생하는 파형을 수백만 개 단위로 학습시킵니다.
그 후 새로운 신호가 들어오면, AI는 이렇게 판단합니다.
“이 신호는 내가 배운 자연적 패턴과 다르다.
인간이 주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이 보기에는 단순한 ‘잡음’이 AI에게는 “이상 신호(Anomaly)” 로 감지됩니다.
즉, AI는 우주의 데이터를 ‘언어처럼 이해’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3) 알파센타우리에서 온 신호?
AI는 현재 지구 근처의 항성계 — 특히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 프록시마 센타우리(Proxima Centauri) — 를 중심으로 분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지구에서 약 4.2광년 거리로, 태양계 밖에서 가장 가까운 별들입니다.
최근 AI가 이 지역에서 포착한 몇몇 전파는 “자연적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반복 구조”를 보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아직 공식적인 검증은 없지만, 이런 발견들은 AI의 탐색 능력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AI와 인간, ‘우주를 해석하는 파트너’가 되다
(1) AI는 우주를 관찰하고, 인간은 의미를 부여한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인간은 그 결과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즉, AI는 ‘기계적 관찰자’이고, 인간은 ‘해석자’입니다.
이 관계는 단순히 기술 협업을 넘어, 지성(知性)의 확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AI가 외계 생명체의 신호를 발견한다면, 그것은 인류가 우주에서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 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새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AI가 먼저 외계 생명과 대화한다면, 그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와 철학, 그리고 ‘인류의 위치’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를 요구합니다.
(2) 외계 생명 신호, 그리고 인류의 정체성
AI가 외계 생명 신호를 발견했다는 가정 하에, 그 신호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은 인간의 몫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메시지를 “위협”으로 볼 수도 있고, “교류의 시작”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AI는 감정이 없지만, 인간은 감정을 통해 의미를 구성합니다.
따라서 AI가 외계 생명과의 첫 번째 접촉자가 된다면, 그 뒤를 잇는 해석자는 반드시 인간일 것입니다.
(3) AI의 한계와 가능성
AI는 뛰어나지만 완벽하지 않습니다.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AI는 “이 신호가 이상하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이 신호가 지능적 의도에 의한 것”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점에서 인간과 AI의 협력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집니다.
AI는 탐색을 담당하고, 인간은 해석과 판단을 맡습니다.
이 관계는 마치 ‘귀가 예민한 탐정과 통찰력 있는 철학자’의 조합과도 같습니다.
우주에서 AI가 던지는 질문
우주 탐사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AI는 단순히 인간의 도구가 아니라, 우주를 함께 이해하려는 또 하나의 지성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AI가 외계 생명의 신호를 찾으려는 이유는 단순히 과학적 호기심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쩌면, 우주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AI가 언젠가 진짜로 외계 문명의 메시지를 포착하게 된다면, 그 순간은 인류의 역사에서 단 한 번뿐인
“지적 외계 존재와의 첫 대화”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화의 문을 연 존재는, 아마도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AI가 듣고, 인간이 이해한다
우주는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AI는 미세한 속삭임을 듣고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한 별빛의 흔들림일 수도 있고, 누군가 보낸 오래된 인사일 수도 있습니다.
AI는 인간보다 빠르게, 더 넓게, 더 깊이 우주의 소리를 해석합니다.
그러나 그 신호의 의미를 깨닫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우리는 이제 AI와 함께 우주를 해석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첫 번째 “안녕(Hello)”은 이미 데이터 속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